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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시대의 과거시험과 구도장원공(九度壯元公) 요즘 치솟는 실업률과 함께 취업난으로 많은 사람들이 공시생(공무원 시험 준비생)의 길을 선택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다 보니 이 공무원 시험이라는 것이 높은 경쟁률을 보이고 있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는데,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다라는 말이 있듯이 시험을 통해서 가능한 우수한 인력을 공무원으로 채용하는 것이 국가적인 측면에서도 중요한 일이겠습니다. 비단 요즘뿐만이 아니라 이렇게 인재를 등용하고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것이 중요한 것은 과거에도 마찬가지였겠지요. 당연하게도 능력 있는 관료들을 채용하는 것이야말로 국가의 운영 측면에서 핵심적인 부분 중의 하나였습니다. 그리고 모두가 잘 알다시피 이를 위한 과거(科擧) 제도가 있었습니다. 수나라, 최초의 과거 시험을 도입 수 문제(隋文帝) 7년(587년), 처.. 2020. 8. 19.
18세기 프로이센의 감자 보급을 위해 감자는 귀족만 먹어야 한다 프리드리히 2세의 무덤 독일 동부 포츠담에 있는 상수시궁의 옆 뜰에 프로이센의 제3대 국왕, 계몽주의 군주 프리드리히 2세 (프리드리히 대왕, 1712 - 1786) 의 무덤이 있습니다. 그리고, 보통 무덤에 가면 사람들이 추모를 위해 꽃을 가져다 두죠. 그런데, 프리드리히 2세의 무덤에 방문한 추모객들은 꽃과 함께 특이하게도 감자를 가져다 둡니다. 어떤 연유로 사람들이 프리드리히 2세의 무덤에 감자를 두고 가는 걸까요? 바로 프리드리히 2세가 '감자 대왕'이라고 불리기 때문인데, 그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악마의 작물, 감자 18세기 오스트리아 왕위계승 전쟁(1740-1748)과 7년 전쟁(1756-1763)으로 프로이센의 국토는 황폐해질 대로 황폐해지고, 심지어 1774년에 대흉년이 덮칩니다. 전쟁에.. 2020. 8. 15.
요하문명(遼河文明), 그리고 우리민족 최초의 국가 고조선(古朝鮮) 우리는 알게 모르게 만주에 대한 일종의 향수랄까, 역사적인 아쉬움이 있습니다. 조금은 이상하게 느껴질 수 있는 표현이기는 합니다만, 한 때는 우리가 지배했던 우리 역사 속의 영토인데, 아무래도 현재는 중국의 영토이다 보니 그곳의 역사들도 중국의 역사로 상당 부분 편입되어 있기 때문일 겁니다. 하지만, 요하 일대의 홍산문화를 중심으로 한 요하문명(遼河文明)은 우리 민족과 아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약간 국뽕에 취해서(?) 이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 본 포스팅의 많은 부분은 2009년 8월 29일 방영된 KBS 역사스페셜 '제5의 문명, 특별기획 만주 대탐사, 요하를 가다'의 내용을 재구성한 것입니다. 황하문명보다 앞선 요하문명 중국 동북부, 만주에는 요하(랴오허)라는 강이.. 2020. 8. 11.
정치와 종교를 발 밑에 둔 거대 자본가, 야코프 푸거(Jakob Fugger) 인류 역사상 최고의 부자 중의 한 명, 거기다가 역사적인 영향을 따지면 단연 야코프 푸거(Jakob Fugger)를 꼽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세간에 널리 알려져 있지는 않은 것 같은데요, 그가 쌓아 올린 부가 어느 정도였느냐하면 죽을 때 남긴 재산이 당시 유럽 GDP의 무려 2%에 해당되는 금액이었다고 합니다. 그러면 푸거 가문은 어떻게 그 엄청난 부를 쌓을 수 있었고, 역사 속에서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한 번 알아보겠습니다. 은(銀) 광산의 채광권을 통한 부의 축적 정말이지 엄청난 부를 쌓아 올렸던 푸거 가문은 왕족도, 귀족도 아니었습니다. 농민이었던 야코프 푸거의 할아버지, 한스 푸거가 아우크스부르크로 이주해 직조공으로 일을 하다가 직물을 사모으고 팔던 중개상이 되면서 푸거 가문의 기반을 닦습니다.. 2020. 8. 10.
합스부르크 가문의 외모에 얽힌 이야기와 근교계수(Inbreeding coefficient) 합스부르크 턱(Habsburg jaw or Habsburg lip) 13세기부터 신성로마제국의 황제를 배출하고 오스트리아 왕실을 거의 600년간 지배한 합스부르크 가문(House of Habsburg)은 피렌체의 메디치 가문과 함께 유럽의 여러 왕실 중 가장 영향력이 있었던 가문 중의 하나입니다. 이 가문의 인물들 초상화를 한 번 보시죠. 어떤가요? 무언가 특징이 느껴지나요? 참고로, 카를 5세는 입이 잘 다물어지지 않아서 자는 사이에 입속으로 들어간 벌레를 먹게 되는 바람에 수염을 길렀다고 합니다. 펠리페 4세는 음식을 제대로 씹지 못해서 위장장애를 앓았다고 하는데요. 두 개의 초상화를 더 볼까요. 이만하면 외모적인 특징이 보이죠. 바로 턱입니다. 주걱턱이라고 불리는 하악전돌증을 합스부르크 턱(Habs.. 2020. 8. 5.
조선왕조실록에서 찾아볼 수 있는 괴수 출현에 대한 기록 2018년 9월 개봉하였던 물괴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기본적인 모티브는 16세기 중종 당시 괴수가 나타난 일과 작서의 변에서 따온 것으로 보이는데요, 실제 기록을 바탕으로 하였기 때문에 영화의 완성도나 재미는 차치하고라도 미스테리라는 소재가 그렇듯이 굉장히 흥미로운 부분이 있습니다. 나름 유명한 이야기이기도 한데, 그럼 조선왕조실록을 따라가 보면서 이 괴수 출현에 대한 기록들을 살펴보겠습니다. 1. 기이한 짐승이 나오다 중종 6년 5월 9일 무오 1번째 기사 (1511년) http://sillok.history.go.kr/id/kka_10605009_001 夜有獸類犬, 自文昭殿後, 出向前殿。 殿僕怪而逐之, 踰西墻走。 命驅索不得。 【史臣曰: "寢殿非野獸所入之處, 前夜廟園松火, 今夜有獸怪。 數日之內, 災與變.. 2020. 8. 4.
당태종 이세민을 우주방어한 안시성 전투, 그리고 안시성주 2017년 개봉한 안시성이란 영화가 있습니다. 안시성주인 양만춘 역에 조인성이 나오는데, 전투신을 중심으로 규모 있게 연출하여 기대했던 것보다 재미있게 관람하였던 영화로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이 영화에서 안시성주인 양만춘은 무력은 물론이거니와 치밀한 전략과 리더십, 훌륭한 인품까지 겸비한 명장으로 묘사되는데요, 하지만 실제로는 안시성주는 양만춘이 아닙니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안시성주가 누구인지 모른다고 하는 것이 맞겠네요. 안시성 전투 안시성 전투는 고구려 후기인 645년(보장왕), 중국사 최고의 군주 중 한 명인 당태종 이세민이 이끄는 군대가 고구려의 안시성에서 2개월에 걸쳐 공성전을 펼친 전투입니다. 당시 당태종은 내부의 정치적인 문제로부터 시선을 돌리고자 하는 정치적인 이유와 동북부 지역의 지배.. 2020. 8. 3.
표주록(漂舟錄)_이지항의 표류기를 통해 본 우리 민족의 밥사랑 우스개 소리로 우리나라 사람들을 밥에 미친 민족이라고 합니다. 음식을 먹고 나서 볶음밥으로 마무리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기도 하고, 밥을 매개로 한 대화가 많아 나온 우스개 소리입니다. 사실 아주 재미있는 유머이기도 한데, 기록으로도 우리나라는 밥을 많이 먹은 것을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사실 저도 어린 시절에는 보통의 가정에서 사용하는 밥공기가 지금과는 사뭇 달랐고요. 아래 사진을 참조하시면 됩니다. 그런데, 이렇게 밥에 집착하는 모습을 표주록(漂舟錄)이라는 기록에서도 확인할 수 있어서 굉장히 흥미롭습니다. 표주록(漂舟錄) 속의 밥에 집착하는 모습 표주록은 조선시대의 무신인 이지항이 약 1년간 (1696년 4월 13일 - 1697년 3월 5일) 일본의 북해도(홋카이도) 지역을 표류하면서 겪은 일.. 2020. 8. 3.
금계필담(錦溪筆談)_조선판 로미오와 줄리엣 공주의 남자 예전에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공주의 남자라는 사극이 있습니다. 저 역시 재미있게 보았던 드라마인데요, 드라마 상에는 김종서의 아들 김승유와 세조의 딸 이세령이 등장하고, 서로 애절한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조카를 폐위하고 스스로 왕이 된 수양의 딸과 단종을 보필하다 세조에게 죽임을 당한 김종서의 아들이 사랑에 빠진다는 설정이 가히 조선판 로미오와 줄리엣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이 이야기는 어디서 왔을까요? 당연히 조선왕조실록에는 이 인물들이 전혀 등장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조선 왕실의 족보인 '선원계보기략(璿源系譜紀略)'의 세조편을 참조하면 세조에게는 의숙공주(懿淑公主)라는 외동딸이 있었고, 이 딸은 계유정난(癸酉靖難) 이후에 정인지의 아들인 정현조와 혼인한 것으로 나옵니다. 이 .. 2020. 8. 3.
카노사의 굴욕, 복수를 위해 여전사가 된 공주 마틸다의 대서사시 카노사의 굴욕에서 황제가 무릎을 꿇은 상대는 교황이 아니다. 모두들 학창 시절 세계사 시간에 카노사의 굴욕에 대해서 배우셨을 겁니다. 카노사의 굴욕은 1077년 1월 28일, 신성로마제국의 황제 하인리히 4세(Heinrich IV)가 자신을 파문한 교황 그레고리오 7세에게 카노사 성에 가서 용서를 구한 사건입니다. 교황 권력이 황제 권력보다 우위에 서게 되는 전환점이 된 사건이라고 (엄밀히 말하면 개인적으로 동의하지는 않지만) 중고교 교과서에 실린 아래 그림으로 유명하죠. 베네딕트 수도회의 수도사 돈지오(Donzio)가 그린 비타 마틸다스(Vita Mathildis)라는 그림 중의 하나입니다. 그런데, 사진을 자세히 보면 하인리히 4세가 무릎을 꿇은 상대는 교황이 아니라 클뤼니 수도원의 위그(Hugh) .. 2020. 7. 28.
조선왕조실록으로 보는 이석산 살인사건 이석산 실종 신고 조선 초기, 세조 1년 (1445년) 12월 12일, 이석산(李石山)의 종이 형조(刑曹)에 와서 주인이 실종되었다고 신고를 합니다. 이석산은 친구 신간(申澗)과 함께 놀러나갔는데, 여러 날이 지났음에도 돌아오지 않고 있다고 말이지요. 형조에서는 우선 신간을 참고인 소환하여 진술을 받았는데, “이석산이 민발(閔發)의 첩 막비(莫非)와 몰래 간통(奸通) 하는 중이었는데... 나는 모릅니다. 아무것도 알지 못합니다." 라는 식으로 말을 합니다. 그런데, 이석산은 말썽이 많았던 왕실의 종친(공신의 후손)이었던 반면, 민발은 첨지중추원사(僉知中樞院事)라는 정3품의 벼슬인 데다가 세조가 계유정난(癸酉靖難)을 일으켰을 때의 공신이었습니다. 게다가 당시 조선에서 가장 활을 잘 쏜다고 이름이 나 있었죠.. 2020. 7. 27.
베르트랑 뒤 게클랭, 중세 유럽의 토너먼트 일기토 토너먼트(tourmanenet)와 주스트(Joust, Joute), 그리고 일기토(一騎討) 토너먼트(tourmanenet)라는 말은 중세시대 기사들의 결투 방식에서 유래된 것으로 스포츠 경기 등에서 일대일의 대결을 거듭하면서 패자는 탈락하고 승자는 다른 승자와 대결하여 나가면서 최종적으로 최후의 두 사람 또는 두 팀이 우승을 결정하게 하는 시합 방식을 말합니다. 주스트(Joust, Joute)는 중세 유럽에서 기사들이 서로를 향해 기병용 창을 겨누고 돌격하는 방식으로 기량을 겨루는 마상 창 시합입니다. 주로 토너먼트 방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주스트는 흡사 삼국지연의의 일기토(一騎討)가 떠오릅니다. 일기토는 불필요한 승부를 피하기 위해 각 진영의 장수끼리 일대일의 기마전으로 치르는 결투를 보통 일컫죠. 백.. 2020. 7.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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